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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재배

활기찬하루 2013. 1. 19. 11:24

감자재배

감자는 일반적으로 봄에 일찍 파종해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확한다. 텃밭에서의 가을 재배는 밭의 이용 측면이나, 씨감자 구입에 있어서 불리하다. 가을에 집단적으로 감자를 재배하는 강원도, 제주도 지역을 제외하고는 씨감자 구하기도 쉽지 않다. 감자는 서늘하고 약간 건조한 지역을 좋아하므로 우리나라 전역에 맞는 것은 봄이 적당하다. 씨감자를 심는 시기는 파종 후 20~30일 지난 뒤 서리가 오지 않는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 주변의 농사짓는 분들이 심는 시기에 맞추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

재배시기

 

휴면성

감자는 수확한 직후에 다시 심으면 싹이 나지 않는다. 이는 감자에 휴면이라는 특이한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수확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싹을 만드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종류에 따라 다르고 보관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90일에서 120일 정도의 기간이 지나야 싹을 틔운다. 휴면이라는 현상 때문에 감자 보관이 비교적 수월하다. 수확해 이용하다 보면 보통은 겨울이나 봄이 되어야 싹이 돋아난다.

밭 준비

 

 

감자를 심기 1~2주 전에 밭을 일구고 두둑을 만든다. 여유가 되면 밭을 일구기 1~2주 전에 1㎡당 100g 정도의 석회를 뿌리면 좋다. 감자는 물 빠짐이 좋고, 햇볕을 잘 받으며, 모래성분이 많은 밭을 골라 심는 것이 요령이다. 1㎡당 3㎏ 정도의 퇴비와 깻묵 2(400g)을 넣고 밭을 일구고 두둑 간의 간격이 80~120, 두둑의 높이 30㎝ 정도, 두둑의 바닥 너비 40~70㎝ 정도로 만든다. 밭을 일굴 때 나뭇재를 구해둔 것이 있으면 조금 넣어주면 좋다.

두둑의 폭이 좁은 곳은 한 줄로 심고 좀 넓게 만든 곳은 두 줄로 심으면 된다. 장마에 대비해 물 빠짐이 잘되는 구조로 고랑을 만들어야 하며 두둑의 높이가 조금 높은 것이 좋다. 사진에서 오른쪽의 좀 넓게 보이는 곳은 두 줄 심기, 왼쪽의 좁게 보이는 곳은 한 줄 심기를 위해 만든 두둑이다.

종자 준비

 

 

3월이 되면 종묘상이나 주변의 농협에 들러 씨감자를 준비한다. 작년에 수확해 먹다 남은 싹이 돋아나는 감자를 심어도 되지만 바이러스 감염이라든지 수확량 문제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씨감자를 구입해 심는다. 종류에는 대지, 남작, 조풍, 수미 등이 있지만 초보자가 큰 감자를 수확하고 싶다면 수미를 권한다.

[
참고사항
]
도시에서 조그만 텃밭에 심기에는 씨감자 가격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2002년에 18,000원 하던 수미 씨감자 한 박스가 2006년에는 30,000원 했다. 강원도의 씨감자 생산농가에 직접 주문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씨감자를 구입할 수 있지만 택배비를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동호회가 있다면 여럿이 한 박스를 구입해 나누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종묘상에 가서 물어보면 자기 집의 종자가 다 좋다고 한다. 마치 음식점에 가서 "이 집은 뭐가 맛있나요?" 하고 물어보면 모든 메뉴가 다 좋다고 하는 것과 똑같다. 씨감자 박스를 열어보았을 때 곰팡이라든지 변색된 감자가 없고 씨알의 크기가 일정하게 굵직하고, 눈에는 싹이 2~3㎜ 정도 돋아나 있는 것이 좋은 씨감자다. 싹이 너무 길게 자라버린 씨감자는 피한다.

씨감자 절단하기

씨감자가 준비되면 파종하기 3~4일 전에 소독한 칼로(냄비나 솥에 넣고 끓여서 소독함) 씨감자를 절단한다. 크기가 큰 것은 4쪽으로 작은 것은 2쪽으로, 보다 작은 것은 통으로 사용한다. 절단된 조각이 최소한 30g 이상 되도록 하며, 눈이 고루 분포하는 구성으로 자른다.

절단된 면이 흰색인 것은 수미라는 종자이고, 노란색을 띠는 것은 홍감자(안데스레드). 이 홍감자는 의외로 쪄서 먹기에도 좋고 반찬으로 이용하기에도 좋은 데 주변의 종묘상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 나의 경우는 전통 5일장에서 구입해 해마다 조금씩 심고 있다. 이웃에 조금씩 나누어 주면 색깔과 맛 때문에 많이들 좋아하는 감자다
.

절단한 감자는 서늘한 그늘에 3~4일 상처를 아물게 한 다음 심도록 한다. 예전에는 나뭇재를 절단면에 묻혀 상처가 아물면 심었으나, 텃밭 규모라면 주로 아파트에서 작업을 해야 하므로 구하기도 쉽지 않고, 작업도 어렵다. 규모가 작은 밭의 경우는 말리고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으므로 절단해 바로 심는다.

 

 

감자 심기

 

 

 

 

만들어 둔 두둑의 중간에 25~30㎝ 간격에 하나씩 심는다.

깊이는 9~12㎝ 정도 절단면이 아래로 가게 묻어야 한다. 새로운 감자는 씨감자 위에서 생겨 자라게 되므로 너무 얕게 심으면 감자가 땅 위에 노출되어 파란 색깔이 된다. 반대로 너무 깊게 심으면 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싹이 돋아나는 데도 오래 걸리며, 감자를 수확할 때 깊이 파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두줄심기는 줄 간격 40~50㎝에 씨감자 간격을 25~30㎝로 심는다.

자라는 모습

3월 말에 파종한 감자가 20일 정도 지나면 싹이 땅 위로 올라온다. 일찍 싹을 내미는 것은 20일 정도 있어야 하고 늦게 나오는 싹은 30일 정도 지나야 한다. 일찍 파종한 감자 싹이 늦서리를 맞아 얼어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래도 다른 눈에서 싹이 나므로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파종 후 1개월이 되면 거의 모든 감자가 싹을 땅 위로 내민다. 이맘때쯤이면 감자의 고향과 비슷한 날씨가 되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파종 2개월이 되면 자라난 감자 중에 빨리 성장하는 것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

5
월 말이 되면 감자꽃이 핀다. 어릴 때 감자 열매를 가지고 놀던 추억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 감자꽃을 좋아할 것이다. 수수한 매력이 있는 꽃이다. 홍감자는 약간 보라색을 띠는 꽃을 피우고, 보통의 감자(수미)는 흰색 꽃을 피운다. 감자꽃이 피고나면 여름으로 접어든다.

                                 

 

 

관리

[ 싹 제거하기 ]
씨감자의 눈이 많을 때는 감자 싹이 많이 돋아난다. 감자는 씨감자의 눈이 자라나 땅 밖에서 싹이 자라게 된다. 이때 씨감자와 땅 바깥의 줄기 사이에서 새로운 줄기가 생기면서 이 줄기가 덩이줄기로 자라나 감자가 된다. 그러므로 줄기가 많으면 감자가 많이 달려서 작은 감자로 자라게된다. 감자를 크게 키워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실한 감자 싹을 한두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

그러나 조림용 작은 감자를 수확하고자 할 때는 3~4개 정도의 싹을 키우도록 한다. 감자 싹을 제거할 때는 줄기를 잡고 뽑으면 아직 뿌리를 잡지 못한 씨감자가 뽑히는 수가 있으므로 손으로 전체 포기를 눌러 주면서 제거하고자 하는 줄기만 조심스레 뽑아준다. 이 작업은 대부분의 감자가 싹을 내고 어느 정도 자라는 시기인 파종 후 35일쯤에 하는 것이 좋다.

                        

[ 북주기 및 웃거름주기 ]
굳이 해주지 않아도 좋다. 감자는 자라면서 얕게 묻힌 감자가 땅 위로 드러나 햇빛을 보게 되어 파랗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 현상을 막으려면 고랑으로 쓸려 내려간 흙을 두둑 위로 올려 주는 북주기가 필요하게 된다. 북주기는 비바람에 감자 줄기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북주기가 워낙에 힘든 작업이라 만만치 않다. 작은 규모의 텃밭에서는 재미삼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규모만 되어도 힘들다. 감자는 심고난 뒤 3개월이면 모든 수확이 끝나는 단기 작물이라 웃거름을 줄 여유가 없다. 물론 북주기 할 때 퇴비를 조금씩 넣어주면 좋겠지만 일감이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

[
풀 관리
]
6
월 중순이 되면 감자는 줄기를 키우고 옆의 풀들과 경쟁을 한다. 감자밭고랑에 잘 나는
왕고들빼기는 봄부터 초여름까지 좋은 쌈거리를 제공한다. 상추만 먹을 때보다 더욱 풍성한 향기와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생겨나는 풀의 맛을 그대로 전해준다.

감자밭에 많이 보이는 풀은 까마중, 왕고들빼기, 명아주, 망초 등이다. 이 풀들은 감자보다 키가 빨리 자라 감자를 뒤덮으므로 보이는 대로 뽑는다. 요새 대부분의 농가에서 풀을 잡으려고 아예 파종 후 농사용 비닐 피복을 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검은색 비닐 피복을 하면 풀씨가 싹이 트는 것을 막아 풀이 발생하지 못한다. 소규모의 텃밭이나 주말농장에는 권할 바가 못된다
.

[
꽃 따주기
]
감자꽃을 따주어야 감자에 영양이 집중되어 알이 굵어진다. 여유가 되면 꽃망울이 맺혀 있는 줄기를 따준다. 그래도 관찰을 위해 몇 포기의 감자는 꽃을 남겨두면 보는 재미가 크다. 그리고 꽃이 피어야 감자 열매를 구경할 수 있다.

                        

수확

하지가 가까워지면서 땅속의 감자가 자라 밭 흙을 밀어내 땅이 쩍쩍 갈라지는 모습이 보인다. 이맘때쯤이면 땅이 많이 갈라진 곳이나 약간씩 말라가는 줄기 밑의 감자 중에 굵은 것은 더듬어 캐서 맛볼 수 있다. 더듬어 캐서 조금씩 수확을 하다가 하지(6 22일경)가 되면 모두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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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말이 되면 일기예보에서는 어김없이 곧 장마가 시작된다는 말이 나온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감자 수확을 마쳐야 한다. 비가 오면 썩어버리는 것도 많이 생기고 말리기도 쉽지 않다. 되도록이면 날씨가 좋은 날 수확해 그늘에 3일 정도 말려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재배 주의사항

[ 싹이 잘리는 현상 ]
감자가 싹이 돋아나 잘 자라고 있다가 갑자기 넘어져 말라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겨우내 땅속에서 월동을 하다가 막 활동을 시작하는 거세미나방 애벌레가 줄기를 갉아먹은 것이다. 그래도 염려할 정도의 피해는 입히지 않는다. 그저 몇 포기 쓰러지는 정도에 그친다. 방제를 한다고 토양소독제를 뿌리고 밭을 일구면 피해는 줄일 수 있겠지만 땅속에 있던 모든 좋은 곤충과 미생물이 피해를 입게 된다
.

[
왕무당벌레붙이
]
감자잎이 어느 정도 자라기 시작하는 5월로 접어들면 왕무당벌레붙이(28점박이무당벌레)가 조금씩 나타난다. 이 벌레를 처음 볼 때는 무당벌레인가 싶어서 그냥 두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감자,
가지, 토마토 등의 가지과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 해충이란 사실을 알았다. 이 벌레들은 잎에 많이 붙어서 잎을 그물 모양으로 만들어버린다. 개체수가 너무 많이 증가하지 않으면 그다지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다음 해 개체수가 증가하는 것을 막으려면 보이는 대로 잡는 것이 유리하다.

[
상한 감자
]
수확 시기를 놓쳐서 장마철에 감자를 수확하다보면 흰 점이 많이 보이는 감자를 캐게 된다. 이 감자는 캘 때부터 조금 상한 것도 있고 단지 흰 점이 조금 많이 보이는 것도 있다. 이런 감자는 수확하자마자 빨리 이용하는 것이 좋다. 보관성이 떨어지고 멀쩡한 감자까지 상하게 만든다. 장마철이 지나서 수확한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일부 감자에 이런 현상이 생긴다. 흰 점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감자는 재빨리 이용하는 것이 좋다. 보관을 하게 되면 거의 모두 상한다.

 

 

 

 

 

[ 감자의 연작 ]
감자는 연작에 대한 장해가 없는 식물이라고 한다. 그래도 밭이 여유가 있을 때는 돌려가면서 심는 편이 좋다. 감자가 좋아하는 성분의 거름만 자꾸 소비하는 것은 지력의 보존 차원에서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여러 작물을 돌려 심는다
.

[
감자에 좋은 퇴비
]
예로부터 감자를 심으려 하는 곳에는 꼭 나뭇재를 넣었던 것이 생각난다. 이는 오래전부터 나뭇재가 감자에 좋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뭇재에는 칼리(칼륨)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땅속에서 열매를 키우는 감자,
고구마 등에는 좋은 유기질 비료가 된다. 또 재에는 소독 효과가 있어 씨감자를 쪼개어 나뭇재에 버무려두었다 심기도 한다.

수확 후 심을 수 있는 작물

1. 수확 직후 바로 파종 가능한 종류 : 들깨 모종, 콩 모종, 양배추 모종
2. 1~2
개월의 기간 후 이용 가능한 종류 : 가을 채소(
, 배추, ###, 총각무 )양파, 마늘, 염교, 쪽파
3.
기타 : (8월 초·중순) 상추, 쑥갓, 양상추(한랭사를 이용하거나 싹을 틔워 파종)

♣ 재배일지

감자 하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감자는 남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가 유럽의 주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럽의 강대국이 함대를 이끌고 세계 여러 나라를 식민지화하고 거점화하려고 돌아다닐 때 남아메리카 원주민은 배고프고, 목마르고, 병든 유럽인을 위해 물, 음식(감자), 약초 등을 주었다. 그들은 받은 감자를 가지고 본국으로 가 유럽의 식량문제를 해결했다. 일부 유럽 국가는 주식으로 삼았을 정도다. 아일랜드에서는 한때 감자 농사가 흉년이 들어 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기근이 있었고, 이후 250만 명이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어린 시절 먹을 것이 부실할 때 할머니와 나는 논에 논감자를 심었던 기억이 난다. 감나무 그늘에 앉아 놋숟가락, 양철 숟가락으로 그 보라색 감자 껍질을 벗기는 누나와 할머니를 보면서 자랐다. 먹을 것이 없을 때 감자를 삶아 밥 대신에 먹고 나면 고추장, 김치, 밥 생각이 더욱 났다. 감자를 캐는 시기가 되면 알다시피 보리는 베는 시기고, 모는 심는 시기다. 이때는 쌀이 귀할 때고 해 매일 감자를 주식인지 반찬인지 구분이 안 되게 먹어야 하던 시절이었다. 나는 그때 생각이 나서 감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집사람은 감자에 유난히 고집을 피웠다. 그래서 봄이 되면 제일 먼저 씨감자부터 챙긴다
.

내 고향 울주군 두서면에서는 감자산곶(삼곳, 산꽃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이름은 잘 모름)이라는 독특하게 감자 먹는 방법이 있다. 아마도 비슷한 방법이 다른 지방에도 있고, 이름이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다. 주로 소 먹이러 갈 때 각자 집에서 감자를 몇 개씩 들고 와서 소 묶은 줄을 쇠뿔에 감아 산으로 소를 올려 보내놓고 물놀이를 한다. 물놀이가 좀 진행되면 배가 출출해지고 이때 손재주 좋은 내가 숨겨둔 양철 조각이나 기와를 꺼내고 주변의 흙을 으깨고 물에 타 반죽을 한다. 불 지필 자리를 돌로 잘 만들고 그 위에 기와 등의 불에 타지 않는 재질의 판을 걸쳐둔다. 걸쳐둔 평판 위의 가장자리에 반죽해둔 흙을 둘러 진흙으로 된 네모 모양의 빈 공간을 만든다
.

아랫부분에는 보드라운 흙을 깔고 망개잎이나 솔잎을 준비하러 간다. 네모난 흙으로 만든 공간에 망개잎과 솔잎을 깔고 감자를 넣은 다음, 사방에 망개잎과 솔잎을 넣고 감자와 감자 사이의 공간에는 보드라운 흙을 채워 넣는다. 위에도 망개잎과 솔잎으로 덮고 흙을 두껍게 덮어둔다. 그 작업이 끝나면 돌아가면서 불을 때어 준다. 불을 30분 정도 때고 난 다음 나무꼬챙이로 감자를 찔러 보아 푹 들어가면 다 익은 것이다. 그래도 약한 불기운에 뜸을 5분 정도 들인 다음 발로 차서 흙으로 만든 구조물을 부수고 옆에 널려 있는 감자를 먹으면 된다
.

이런 방법으로 감자를 먹으면 맛이 조금 없는 논감자도 맛있게 먹을 수가 있었다. 우리 고향 어른들도 어릴 때는 이렇게 감자를 많이 드신 것 같아 보였다. 감자산곶 하러 간다면 아무 말 없이 감자는 많이 가지고 가냐는 걱정을 다 해주신다. 이렇게 감자를 먹는 시기가 여름이다보니 산불 낼 염려가 없어서 그러는지도 모른다
.

감자를 구워먹거나, 삶아먹다 지치면 이런 방법으로 먹어보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몇 년 전에는 이 방법으로 감자를 먹어보려고 집사람과 애들을 데리고 냇가에 가서 해보았다. 진흙 만들 흙을 제대로 구하기도 쉽지 않고 해서 어설프게 먹었는데도 집사람은 맛이 있다고 극찬을 했다. 올 여름에는 꼭 아는 사람들 초대해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감자를 한번 먹어보아야겠다. 감자산곶! 참고로 고구마도 이 방법으로 먹으면 색다른 별미다. (이문열의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에도 이런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감자삼곳'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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