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은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뿌리채소다. 보통은 가을에 파종해 봄에 수확한다. 이는 겨울에 잠에서 깨어나(휴면타파) 봄에 성장하는 마늘의 특성 때문이다. 마늘은 줄기가 자랄 때는 잎과 줄기를 이용하고 알뿌리가 자라면 이를 이용한다. 보통의 주말농장에 심기에는 무리인 작물이다.
재배시기
재배하는 밭
고구마, 상추, 아욱, 오이, 들깨, 강낭콩, 벼 등을 재배하고 정리가 된 밭을 이용하면 좋다. 파종 1~2주 전에 1㎡당 3~4㎏의 완숙퇴비를 뿌리고 깻묵을 4컵(800g) 정도 넣어 살짝 일구어 놓는다.물 빠짐이 좋은 밭은 골을 얕게 만들어 큰비가 오면 물이 빠지는 정도로 하고 물 빠짐이 좋지 않은 밭은 약간 높은 15㎝ 정도의 이랑을 만든다. 다른 작물과 마찬가지로 두둑의 폭이 1m 정도 되는 밭을 만든다.
[ 주의사항 ]
마늘은 쪽파와 비슷하게 재배할 수 있다. 쪽파는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수확이 가능한 반면 마늘은 이듬해 봄이 되어야 싹이 돋아난다. 마늘은 한 번 심으면 10개월 정도 밭을 차지하므로 이듬해 봄채소를 심을 계획을 세우고 파종해야 한다.
씨마늘 준비
마늘을 처음 재배하는 경우라면 지역의 전통 5일장에서 구입하는 편이 수월하다. 아니면 지역의 농가에서 조금 구해서 심는 것이 좋다. 마늘은 지역적인 적응성이 있어 그 지역에서 재배된 마늘을 심는 것이 좋다.계속 기르는 경우는 봄에 수확해 갈무리해 둔 마늘 중에 씨알이 굵고 튼실한 것을 골라 하나씩 뜯어내어 준비한다.
만들어둔 밭에 줄 간격 20㎝ 정도에 깊이 5㎝ 정도로 호미를 이용해 파낸다. 파낸 골에 씨마늘을 10㎝ 기준으로 하나씩 싹이 나는 부분이 위로 가도록 두고 흙을 3㎝ 정도 덮어둔다. 즉, 줄 간격 20㎝에 포기 사이를 10㎝두고 심는다. 흙덮기는 3㎝ 정도로 한다. 얕게 흙을 덮으면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심어둔 씨마늘이 땅 위로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너무 깊으면 봄에 더디게 싹이 올라오고, 수확할 때 뽑기가 힘들어진다.
마늘 파종이 끝나면 위에 짚, 왕겨, 들깨 털고 난 찌꺼기 등으로 피복한다. 그러면 겨울을 수월하게 날 수 있다. 피복 재료의 으뜸은 들깨를 털고 난 뒤 생기는 들깨잎 등의 부스러기다. 색깔이 태양빛을 쉽게 받아들여 지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 마늘이 겨울 동안 덜 얼게 되고,.
자라는 모습
수확
싹이 돋아나고 20~30일이 지나면 풋마늘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자란다. 이때부터 잘 자라는 풋마늘을 뽑아 이용한다. 풋마늘로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은 4월 말까지다. 이후는 알이 영글고 줄기가 억세지기 때문에 곤란하다.
5월 말로 접어들면 마늘에서 마늘쫑이 생긴다. 규모가 작은 텃밭이라도 자라는 마늘쫑을 잘 뽑아 생으로 이용하거나 다른 반찬을 해먹어도 된다. 6월이 되면 마늘 줄기가 마르면서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 주의사항 ]
마늘의 수확시기를 늦추면 곧바로 장마를 맞게 된다. 마른 줄기가 물기를 머금은 상태로 오래 있으면 줄기가 썩어 약해진다. 약해진 줄기를 잡고 뽑으면 줄기가 끊어지고 마늘이 뽑히지 않는다. 그러면 호미나 삽으로 파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장마가 오기 전이 마늘의 적당한 수확시기다.
갈무리하기
수확한 마늘을 20~30개씩 묶어 그늘에 달아둔다. 그러면 줄기도 마르고 마늘도 잘 마른다. 필요하면 몇 통씩 빼내 이용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둔다. 가을이 되면 달아둔 마늘 중에 좋은 마늘을 골라 한 쪽씩 쪼개 씨마늘로 쓴다.
웃거름주기 및 풀 대책
마늘밭의 풀은 초기에 적당히 정리한다. 마늘을 파종한 후면 가을이라 풀이 보이지 않는다. 싹이 돋아나고 마늘이 자라면서 풀도 같이 새싹을 틔워 자란다. 봄에 주로 보이는 풀은 냉이, 명아주, 쇠별꽃 등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풀은 보름 만에 엄청나게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늘밭의 냉이도 4월 중순이 지나면 나물로 쓰기 힘들기 때문에 이른 봄에 캐서 쓰면 좋다.
마늘은 이른 봄에 크게 자란다. 겨우내 숨겨두었던 생명을 봄에 모두 발산하는 채소다. 그래서 봄에 성장을 위한 웃거름이 필요하다. 웃거름으로 좋은 것은 주변의 찜질방 등에서 나오는 나뭇재와 깻묵 정도다. 퇴비가 있으면 마늘 싹 위로 조금 뿌려주면 아주 좋다. 나는 풀이 잘 자라는 곳만 조금 정리하고 마늘이 어느 정도 자란 곳의 풀은 그냥 둔다. 그러다 마늘을 수확하고 들깨 등을 심을 때 풀을 모두 정리해 밭 위에 깐다. 마늘밭에 왕겨나 낙엽 등으로 덮어두면 풀이 덜 난다.
[ 참고사항 ]
웃거름을 잘 주려면 쪽파의 웃거름주기를 참조한다.
재배 주의사항
마늘은 가을에 파종해 늦봄에 수확하는 작물로 병충해 등의 걱정이 없다. 적당한 장소를 골라 몇 쪽 심어두면 이른 봄에 푸른 잎줄기를 이용하고 초여름에 알뿌리를 캐서 양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채소다. 다만 봄에 돋아나는 풀을 조금 손질하는 정도의 수고는 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고자리의 피해를 많이 보는 곳도 있지만 내 밭에서는 아직까지 크게 당한 적이 없다.
♣ 재배일지
처음 텃밭농사를 할 때는 잎채소 재배에 신경을 쓰다가 몇 년 하면서는 양념채소에도 신경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마늘이었다. 2003년 가을 어느 장날 종자를 두 접 구입했다. 11월 초순, 고구마와 들깨를 수확한 자리에 한 쪽씩 쪼개어둔 씨마늘을 심었다. 찾아보니 3㎝ 정도 복토를 해주라고 되어 있어서 그렇게 했다. 추운 지방에서는 복토를 약간 더 해주는 것이 좋다. 복토가 얕으면 겨울에 땅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마늘이 땅 위로 노출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마늘은 겨울을 버티다 이듬해 봄이 되어야 새싹이 돋고 자라기 시작한다. 심는 간격은 사방 10㎝ 정도가 적당할 것 같고 심은 후 왕겨나, 낙엽 등으로 피복을 해주면 수월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 대규모로 기르는 분들은 비닐피복을 해 재배하지만 규모가 작은 텃밭에서는 권할 바가 아니다. 대신에 자연자재로 피복해 보온하길 권한다. 피복 재료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추천할만한 것은 왕겨 또는 나뭇재다. 볏짚이나, 건초 등으로 피복을 하면 봄에 걷어주는 수고를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들깨의 수확 후 부스러기가 있으면 이를 이용하면 좋다.
마늘은 한번 심으면 양파와 마찬가지로 해를 넘겨 이듬해 6월에 수확해야 하는 작물이다. 20~30㎡ 이하의 작은 텃밭이나 주말농장이라면 밭을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점이 많아 부적당하다. 보통의 텃밭에서는 마늘을 수확한 자리에 들깨를 심든지 조금 기다렸다가 가을 작물(무, 배추, 양배추, 열무, 얼갈이배추, 당근 등)을 심을 수 있다.
마늘은 아주 귀한 양념이기도 했다. 작은 마늘을 까서 도마 위에 올려 다지고, 그걸 추어탕에 넣어 먹는 것이 어린 내가 아는 유일한 마늘 이용법이었다. 비 온 뒤에는 동생과 함께 나가 미꾸라지를 잡았다. 그걸 손질해 끓인 추어탕에 빠지면 안 되는 양념이 다진 마늘, 다진 고추 그리고 산초(초피나무의 열매)가루다. 그때는 마늘을 함부로 못 썼다. 작은 마늘을 까는 것도 일이고, 손질해 다져놓으면 조금만 넣으라고 눈치를 받는 귀한 양념이었다. 요새 추어탕 집에서 중국산인지 국산인지도 모르는 마늘 다져진 것이 종지에 가득 담겨져 나오는 걸 보면, 예전에 눈치 보면서 조금씩 넣어 먹던 마늘이 생각난다.